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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 마츠우라 철도 맛보기
    일본 철도 여행기/230126 북큐슈 리벤지 매치 여행 2023. 5. 7. 04:01

    패스 개시 마지막 날.

    이 날도 예전에 못 가봤던 곳을 갔는데, 바로 나가사키 끄트머리의 항구 도시 사세보다.

      

    특급 하우스텐보스 / 미도리를 타고 사세보로 이동했다.

    사세보까지는 편도 2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아침 이른 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그래도 승객이 꽤 있었다.

     

    특급 하우스텐보스 / 미도리의 중간 정차역 중 하나인 아리타.

    사가현 동부의 작은 시골 마을인데 이 곳은 도자기로 엄청나게 유명한 곳이다.

    아예 이 동네에서 나오는 도자기는 동네 이름을 붙여 아리타야키(有田焼)라고 부를 정도.

     

    이 아리타야키의 역사는 임진왜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임진왜란 당시 포로로 잡혀왔던 이삼평을 필두로 한 조선인 도공들은 사가 지역에서 도자기를 굽는다.

    그러던 도중 이 곳에서 백자를 만드는 데 적합한 고령토를 찾게 되고 결국 아리타는 유명한 도자기 마을이 된다.

    이삼평을 모시는 신사도 있을 정도니 아리타 도자기가 얼마나 뛰어났는 가를 대충 가늠해 볼 수 있다.

    여기에 명나라에서 17세기 경 황실 소속 도공의 대량 해고가 일어나면서 소수의 중국인 도공들도 도일했다는 듯.

    덕분에 다양한 도기 기술이 큐슈 지방으로 모이면서 일본의 도자기 기술 붐이 일어났다는 듯 하다.

     

    여하튼 도자기로 유명한 동네답게 역명판도 청화백자스러운 느낌이 났다...

     

    특급 하우스텐보스 / 미도리는 다음 역인 하이키역에서 병결을 분리하고 제 목적지로 향한다.

    특급 하우스텐보스의 경우 가던 방향 그대로 내려가서 하우스텐보스에서 종착.

    특급 미도리의 경우 오리카에시를 하여 사세보로 향한다.

     

    사세보역에 도착... 하자마자 화장실에 갔는데 특이한 광고가 붙어있었다.

     

    근데 좌변기가 없어서 결국 10분을 헤매고 바로 옆의 에키마치 1번지 건물에서 광명을 찾았다...

    사세보역에서 배탈이 났다면 꼭!!! 에키마치 1번지로 달려가길 적극 권한다.

     

    어쨌든 급한 불을 끄고 곧바로 마츠우라 철도 플랫폼으로 향했다.

     

    마츠우라 철도 플랫폼으로 가기 위해선 역사 구석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플랫폼으로 올라가니 철도무스메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니시우라 아리사라는 이름의 캐릭터인데, 대기업 광고 쪽 일을 하다 고향의 마츠우라 철도에 입사했다는 설정.

    자세히 보면 수수하지만 엄청 이쁘다...

     

    마츠우라 철도는 본디 JR의 노선 중 하나였던 마츠우라선을 제3섹터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는 철도 노선이다.

    JR의 전신인 국철은 1980년대에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노선들을 특정지방교통선으로 분류하였다.

    쉽게 말해 돈이 안 되니 폐지하겠다는 소리인데, 몇몇 노선들은 폐선되지 않고 다른 회사로 이관되어 운영된다.

    제3섹터란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를 일컫는 말이니 지자체가 노선을 인계 받았단 소리.

    마츠우라 철도의 경우 나가사키현과 나가사키현의 버스 사업자 사이히 자동차 등이 출자해 만든 회사이다.

     

    어쨌거나 돈벌이만 생각하고 운영하기엔 수요가 안 받쳐주는 노선이지만 그래도 열차가 시간당 2회는 다닌다.

     

     

    근데 이것저것 생각하고 사진을 찍는데 어?? 열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난다;;

    허둥지둥 뛰어가니 불쌍하게 보였는지 시골의 인심인지 잘 모르겠지만 기관사 아저씨가 문을 열어주셨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시골 노선이지만 IC카드가 먹히기 때문에 표를 구입하지 않아도 교통카드가 있으면 OK.

     

    마츠우라 철도의 유일한 노선인 니시큐슈선은 키타마츠우라 반도를 빙글 도는 형태.

    총 길이 93km 정도로 꽤 긴 노선이기에 이번엔 전 구간이 아니라...

     

    세 번째 역인 나카사세보역에서 하차. 무려!!!! 1.2km의 짧디 짧은 맛보기였다...

     

    적당히 도심 느낌이 나는 곳 한 가운데에 덜렁 있는, 역사도 없는 무인역이라니 이건 못 참지 아 ㅋㅋ

     

    커브때문에 보이지 않지만 두 번째 역인 사세보츄오역과 나카사세보역의 역간 거리는 무려 0.2km.

    커브때문에 사세보츄오역 플랫폼이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 안타까울 정도의 거리이다.

     

    여긴 심지어 화장실도 없다... 도심 속 로컬선 그 자체.

     

    그래도 이 곳에 1시간에 최소 2대는 열차가 멈춘다.

    놀랍게도 일일 승하차량은 19년도 기준 178명.

    주변에 초/중학교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지자체 체육관도 있는 듯 하니 그래도 수요가 있는 걸까.

     

    나카사세보역 역명판에는 뜬금없게도 전파탑 4개가 붙어있는 산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안타깝지만 왜 이런 일러스트를 붙였는 가에 대한 마츠우라 철도의 설명은 없는 듯 하였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내용이 많지 않은 점을 보아 다들 관심이 없는 듯 했다.

     

    그렇게 나름대로 머리를 굴려본 결과 이건 아마 근처의 에보시 산(烏帽子岳)의 사세보 중계국이 아닐까 싶다.

    사세보 디지털TV 중계국(佐世保デジタルテレビ中継局)에는 여러 대의 안테나 탑이 있긴 한데...

    왼쪽부터 FM 나가사키/NHK/KTN/NBC・NCC・NIB의 송신탑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것과는 별개로 배경으로 아파트가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 곳과 연결통로가 있었다면... 이란 생각이 들었다.

     

    플랫폼 상에는 그 흔한 벤치조차 없다.

     

    네번째 역인 키타사세보역 방향 선로. 커브가 인상적이었다.

     

    다소 오래된 느낌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언제 누가 그린 그림인지는 전~혀 정보가 없었다.

     

    나카사세보역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역까지 이어지는 이 가파른 계단이 아닐까.

     

    나카사세보역... 로컬선 갬성 성애자들에게 강추한다.

     

    그렇게 역을 빠져 나와 대로 쪽으로 나오니 마츠우라 철도의 교각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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