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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 펭귄들의 천국, 나가사키 펭귄수족관 1
    일본 철도 여행기/230126 북큐슈 리벤지 매치 여행 2023. 2. 19. 02:04

    역을 나와 곧바로 버스를 타러 이동했다.

    그런데 여기서 사소한 문제가 생기게 되는데 버스 정류장을 착각해서 버스를 놓쳐버렸다...

     

    변명을 하자면 역이 이전되면서 한참 주변의 개발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어서 헷갈릴 법도 했다...

    그리고 좌측통행이란 걸 잊어먹고 반대로 생각해버렸고;;

     

    나가사키역 역전은 공사 인부와 트램과 일반 차량과 버스로 뒤섞여 매우 혼잡했다...

     

    펭귄수족관에 가실 분들은 꼭!!! 이 호텔 건너편에서 타길 바란다.

    착각만 안 했더라도 여기서 다시 올라가서 반대편으로 갔다가 돌아오는 똥꼬쇼는 안 했을텐데...

     

    아 그리고 버스 탈 때 꼭!!! 버스 회사를 확인하기 바란다.

    수족관 가는 버스는 나가사키현에서 운영하는 현영버스다.

    나가사키 버스라고 적힌 녀석들은 안 간다...

    버스 전면부 행선지 LCD에 펭귄수족관이라고 적혀 있으니 회사만 주의하면 난이도가 높진 않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험준한?? 산지를 넘어 30분 정도를 이동해서 드디어 수족관 앞에 도착했다.

     

    수족관은 대로 변에 있지 않고 바닷가 쪽에 있기 때문에 정류장에서 내려서 좀 걸어갈 필요가 있다.

    가는 길은 비오톱으로 꾸며져 있어 넘쳐나는 녹색 풍경을 즐기며 갈 수 있다.

     

    수족관 앞에 도착하니 펭귄 조형물이 달린 수족관 건물이 보였다.

     

    입장료는 어른 520엔. 들어갈 때는 입장권의 QR코드를 인식시키면 된다.

     

    입장 게이트를 지나니 펭귄 두 마리의 박제가 곧바로 보였다.

    왼쪽은 긴키치, 오른쪽은 페페라는 임금펭귄인데 둘은 부녀지간이다.

    사이즈에서 알 수도 있겠지만 긴키치가 아버지, 페페가 딸이다.

     

    긴키치는 1962년 탐경선 세키마루호의 선원이 포획해 데려온 임금펭귄 중 한 마리이다.

    (포획지는 프랑스령 남방 및 남극 지역의 크로제 지구)

    긴키치는 같은 해에 다른 펭귄들과 함께 요코스카, 하카타를 거쳐 나가사키 수족관으로 들어간다.

    긴키치는 1981년엔 19년 5개월로 일본 국내 최장 사육 기록을, 1992년엔 사육 30주년을 맞이한다.

    백내장을 앓긴 했지만 건강히 살다가 결국 2002년 사육 40주년을 맞이하지 못한 채 죽는다.

    사육 기간은 39년 9개월이었는데 포획 당시 이미 성조였으니 실제 연령은 40세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 편 긴키치와 같이 들어온 펭귄은 11마리였는데 그 중 네 마리는 아스페르길루스증으로 사망한다.

    (쉽게 말하면 곰팡이 감염인데 특히 펭귄이 감염에 엄청 취약하다는 듯 하다)

    살아남은 7마리 중 한 쌍인 펭키치와 긴코 사이에서 1977년에 태어난 임금펭귄 2세가 펠.

    그 펠과 긴키치 사이에서 나온 딸이 임금펭귄 3세인 페페이다.

    페페는 어릴적 부터 황제펭귄인 후지를 잘 따랐고 페페가 성조가 된 뒤에도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페페는 긴키치가 박제로 보존될 때의 제막식에도 참가했고, 노쇠로 2012년에 사망한다.

    페페도 결국 박제로 아버지 옆을 지키게 되었는데, 상업 포경 출신의 피가 흐르던 마지막 펭귄이라고 한다.

     

    나가사키 펭귄수족관은 1959년 개관한 나가사키 수족관을 전신으로 한다.

    긴키치가 첫 펭귄으로 오면서 오랜 기간 펭귄을 사육해왔지만 결국 1998년 수족관은 폐관된다.

    하지만 지역 주민의 청원에 힘입어 2001년에 나가사키 펭귄수족관으로 다시 개관한다.

    결국 긴키치와 페페는 수족관의 긴 역사의 영원한 증거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펭귄 박제 옆으론 셀 수 없을 양의 멸치가 담긴 수조가 있었다.

    아주 큰 수조는 아니었지만 수 많은 멸치가 돌아다니는 것이 장엄했다.

     

    그 옆으론 높이 4m의 초대형 통유리 수조가 있어서

     

    이렇게 펭귄들이 다이빙하거나 수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는 여기에 와서야 펭귄이 엄청 빠르게 수영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중이라는 점만 빼면 거의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수준이었다;;

     

    현재 수족관에 있는 펭귄은 총 9종류.

    나가사키 수족관 시절엔 11종류까지 키웠던 적도 있다고 한다.

     

    참고로 펭귄은 전 세계적으로 17종에서 20종이 있다고 한다.

    (숫자가 정확하지 않은 이유는 몇몇 종류를 묶어서 한 종으로 보는 케이스도 있어서)

     

    수족관 1층 구석엔 작은 방이 있었는데 들어가보니 밴드하는 펭귄 연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땐 왜 이런 게 있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 때가 한참 등불축제가 열리던 기간이더라...

     

    한 편 수족관엔 펭귄만 있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해파리도 있었고...

    사카나~

     

    친~아나고~

     

    복어도 있었다.

     

    그렇게 다른 해양생물을 보면서 2층에 올라오니 수조 안에 펭귄들이 서 있을 수 있는 암반 형태의 지형이 있었다.

    이 대형 수조에 있는 펭귄들은 다 남극지역 근방에 사는 펭귄들이다.

     

    이 친구는 젠투펭귄.

    오렌지색 부리와 눈에서 머리 윗쪽으로 하얀 얼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대 시속 36km의 속도로 유영이 가능한 종이라고 한다.

     

    이 친구는 임금펭귄.

    우리가 펭귄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형태의 펭귄인데 황제펭귄과 꽤 비슷하게 생겼다.

    몸집이 커서 구분하기 쉽고, 머리와 가슴의 노란빛 얼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참고로 나가사키 펭귄수족관엔 현재 황제펭귄이 없다고 한다.

     

    이 친구는 바위뛰기펭귄인데 이 수족관엔 남부바위뛰기펭귄과 북부바위뛰기펭귄이 살고 있다.

    두 종은 같은 종으로 취급되다가 최근에 와서야 별개의 종으로 구분되었다고 한다.

    (북부바위뛰기펭귄에서 남부바위뛰기펭귄이 다른 종으로 갈라져 나온 상황)

    문제는 두 종이 거의 똑같이 생겨서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게다가 수영하느라 푹 젖어있는 애들이 많아서 생김새가 다 고만고만해서 절대 구분 못함;;

     

    이 수조에 바위뛰기펭귄은 많고 많았지만 얘 혼자만 유리창 바로 앞에 붙어서 사람들을 구경했다.

    그것도 바로 등 뒤로 물을 마주한 상태로... 그저 상남자...

     

    5분 정도 가만히 서서 펭귄만 쳐다 봤는데 아무리 봐도 고양이 같은 느낌이 든다.

    기행도 많이 하고 털고르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이 친구는 턱끈펭귄. 하얀 얼굴 중간에 마치 턱끈같은 검은 줄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이즈도 꽤 아담한 편이라 알아보기 쉽다.

     

    수조 2층의 전반적인 풍경.

    5종의 펭귄들이 뒤섞여 서로 놀...고 있었다고 하기엔 뭔가 개인 플레이 성향이 강했다.

    서서 멍 때리고 있는 애들이 절대 다수였다.

     

    수조엔 새끼펭귄이 이 친구 하나만 보였는데 얼굴을 보니 턱끈펭귄 새끼인 듯 했다.

     

    새끼펭귄 뒤를 보니 돌 위에 젠투펭귄이 하나 올라 가 있었고 주변을 임금펭귄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펭귄을 가까이서 보니 뭐라 해야되나... 생각보단 귀여웠는데 입이 너무 징그러웠음...

     

    드르렁

     

    사진을 보면 펭귄 겨드랑이 쪽에 케이블타이가 묶여 있는데 동물학대가 아니라 이름표 역할을 한다고.

    플리퍼 밴드라고 부르는 물건이고 다른 수족관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인 듯 했다.

    바깥쪽에 있는 밴드는 일의 자리, 안쪽에 있는 밴드는 십의 자리를 나타낸다.

    밴드 색깔에 0부터 9까지의 숫자를 매겨서 개체를 파악하는 형태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밴드색을 가지고 관객들이 개체 종류나 성별을 알 수는 없었다는 점이다.

    뭔가 패턴이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따로 적혀 있지 않았던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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