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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근대 산업혁명의 흔적, 미이케 탄광 만다 갱 1일본 철도 여행기/230126 북큐슈 리벤지 매치 여행 2023. 2. 14. 01:39
※ 기억을 더듬어서 적는 내용이 많아 다소 틀린 내용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 목적지인 아라오역으로 가기 위해서 재래선 플랫폼으로 들어왔다.
오무타행 보통열차로 ㄱㄱ
1시간 정도를 이동해야 됐는데 할 게 없어서 핸드폰을 켜서 오랜만에 말딸 육성을 했다.
VPN없이 해외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구나...를 느낄 수 있는 1시간이었다.
815계 ㅂㅂ
아라오역에는 측선이 꽤 많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역사로 향하는 과선교가 길게 뻗어 있었다.
역무원이 배치되어 있는 역이긴 하지만 창구에 사람이 있진 않았다.
역을 나오자 마자 목적지인 미이케 탄광 만다 갱 관련 표지판이 달려있었다.
아라오역의 역사는 1945년에 개축된 2대 째라고 한다.
역전엔 이런 특이한 기념물이 있는데 실제로 사용된 것은 아니고 그냥 모형이다.
목적지인 만다 갱의 수갱타워(櫓)를 근처의 아리아케공업고등전문학교에서 1/5 스케일로 축소해 제작한 것.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이었는지에 대해선 뒤에서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만다 갱에 가려면 버스를 타도 되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서 그냥 걸어서 이동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게 실책이었단 걸 이 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역을 나와 카고시마 본선을 건너는데 저 멀리 파란 파이프가 달린 다리가 보였다.
나중에 제대로 설명하겠지만 저건 미이케 탄광 전용철도의 흔적이다.
2.4km의 대장정 중 겨우 0.6km만 왔는데 벌써부터 체력이 오링나버렸다...
그렇게 도로를 여럿 지나서 걸어가는데 어라?? 어느 새 오르막길을 타고 있다...??
그렇다. 내가 고른 루트는 길 찾기는 단순했지만 느긋한 경사의 기나긴 오르막길을 오르는 루트였던 것이다...
아라오시와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오무타시는 석탄이 꽤 유명한 동네라고 한다.
저 멀리 붉은 굴뚝이 보이는데 석탄 발전소는 아니고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발전소라고 한다.
대충 찾아보니 도시바 그룹 소속사인 시그마파워 아리아케에서 운영하는 미카와 발전소라는 듯.
자세히 보면 도심 내부를 엄청난 높이의 송전탑이 지나는 걸 볼 수 있는데 전용철도 부지에 세워진 녀석들이다.
뒤로 보이는 굴뚝은 시그마파워 아리아케의 미이케 발전소.
그렇게 한~참을 올라와 걸어가니 어느 새 만다 갱 근처까지 도착해 있었다.
근데 여기서부터 만다 갱까지 인도가 갑작스럽게 사라져서 현도 가장자리를 위험하게 걸어야만 했다.
트럭도 다니고 승용차도 다니고 오토바이도 다니고... 여기서 삐끗하면 D진다는 마음으로 조심조심 이동;;
그렇게 먼 길을 걸어 도착한 만다 갱... 인줄 알았는데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야 나온다
세계문화유산이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실제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곳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일본 곳곳의 산업유산 23곳을 묶어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이란 이름으로 등록한 것이지만.
만다 갱과 같이 등재된 산업유산으로는 살짝 북쪽의 미야노하라 갱과 미이케 항, 그리고 군함도 등이 있다.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징용 문제는 꽤 유명하지만 이 곳 미이케 탄광도 조선인 강제징용자들이 있었다고 한다.
미이케 탄광을 비롯해 오무타 시 곳곳의 공장에 약 1만명 이상의 조선인들이 징용되었다고 한다.
사실 산업유산이라고 등재된 곳들 중에 강제징용 문제가 있었던 곳이 꽤 된다.
추가적으로 조선인 이외에도 중국인이나 연합국 포로들도 징용된 바가 있다고.
만다 갱을 들어가보기 위해서는 이 곳 만다 갱 스테이션에서 티켓을 구입해야된다.
어른 410엔. 가격은 좀 쎄긴 한데 내고 들어갈 만 하다고 생각한다.
표를 사면서 직원에게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오냐고 물어봤더니 생각보다 많이 온다고 했다.
하지만 아마 그렇게 오는 사람들은 단체 관광객일 거다... 역시 내가 이상한 게 맞는 거 같다
만다 갱 스테이션 내부엔 만다 갱의 디오라마와 함께 탄광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침 가이드 한 분이 전시물 설명을 해 주고 계셔서 그 팀에 합류해 같이 둘러보기로 했다.
그 때 들었던 내용 + 자료조사로 정리한 미이케 탄광의 역사는 대충 이렇다.
19세기 중반부터 석탄 채굴이 본격화되다 메이지 정부가 석탄 산업을 장려하면서 미이케 탄광은 곧바로 국영화.
그러다가 1889년에 미이케 탄광이 미츠이 재벌에게 팔리면서 탄광이 민영화된다.
미야케 탄광은 나나우라 갱, 미야우라 갱, 캇타치 갱, 미야노하라 갱, 만다 갱 등 다양한 갱으로 이루어진 집합체다.
갱이 많으니 석탄도 많이 나왔고, 수송을 위해 1894년에 미이케 탄광 전용철도가 설치되기도 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1908년엔 미이케 항도 건설되었고 코크, 타르, 나프탈렌 등을 제련하는 공장들도 세워진다.
(셋 다 석탄을 가공하면 나오는 부산물이라고 함)
1944년엔 연간 채탄량이 400만톤을 넘을 정도였고, 이 곳 만다 갱은 탄광의 주력 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만다 갱은 1951년에 채탄작업이 중지되었고 1955년부터 석유가 각광받으며 석탄 수요가 급감한다.
결국 탄광은 인력 감축에 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것이 미츠이 미이케 쟁의라는 노동분쟁이다.
폭력단이 개입되어 사망 사건도 일어날 정도로 격렬했다고 한다.
그렇게 석탄이 사양 산업이 되면서 미이케 탄광은 1997년 폐광, 120년의 채탄 역사를 마친다.
근데 대체 어느 정도 규모길래 석탄이 많이 나왔다고 자랑하는건데?? 싶을 수 있다.
이건 갱도의 망을 지도 위에 덧대 그린 것인데 아리아케 해까지 갱도가 쭉 뻗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깊이도 수 백미터 단위일 정도로 깊은 곳에 있다고 한다. 만다 갱의 경우 깊이 270m 정도.
이건 위에서 말했던 수갱타워의 간단한 모형인데 가이드 아재가 손잡이를 돌려가며 원리를 설명해주셨다.
수직갱도로 들어가는 리프트는 2개인데 수갱타워는 리프트를 지지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왼쪽에 손잡이가 달린 원통이 있는데 이게 리프트에 달려있는 줄을 끌어당기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양 리프트의 줄이 반대방향으로 감겨 있어 하나가 올라오면 하나가 내려오게 된다는 점.
수갱타워에 대해서는 일단 이후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당시 탄광 노동자들의 작업복장이라고 한다.
정확히 어느 시절인지는 기억 안 나지만 아마도 쇼와 시대가 아닐까.
이 지역에선 15세기에 한 농부가 불에 타는 돌을 발견했단 전설이 있을 정도로 석탄이 유명했다고 한다.
석탄을 100엔에 팔고 있었는데 모인 돈은 가이드 비용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나중에 찾아보니 만다 갱 팬클럽이란 모임이 있어서 그 곳에서 가이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듯 했다.
심지어 지역 주민을 가이드로 임명해서 돌아가는 형태라서 왠지 모를 깊은 애향심이 느껴졌다.
위에서 말했던 미이케 탄광 전용철도선은 원래는 석탄 운송용이었지만 나중엔 통근용으로도 사용되었다.
탄광 규모가 크다 보니 아라오시 곳곳에 사택들이 있었고 출퇴근을 위해 타마나 지선이 건설되기도 했을 정도.
1940년대엔 여객 영업이 불가능 했으나 60년대에 지방 철도로 변경 승인을 받아 일반 여객수송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1973년에 여객수송이 중지되면서 옛 이야기로 남게 된다.
어찌됐든 지역 주민들에게 '탄광전차'로 불리면서 많은 사랑을 받은 바가 있다는 듯 했다.
사진의 디오라마는 타마나 지선의 쿠나이역에 정차한 통근열차의 풍경 모형이다.
중량 20톤의 작은 전기기관차에 객차 2개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정겨웠다.
그렇게 만다 갱 스테이션 내부 설명이 끝나고 가이드를 따라 만다 갱으로 이동했다.
근데 화장실 가느라 스테이션을 나선 일행들을 놓쳐서 헐레벌떡 뛰어가서 겨우 합류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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