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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여행 시작부터 실화냐...
    일본 철도 여행기/171223 도쿄 JR패스 철덕 여행 2020. 1. 9. 00:26

    때는 2017년 10월.

     

    4학기 중간고사에 고통받던 나는 모아놨던 돈을 가지고 뭘 할까... 고민했다.

     

    뭐 당연하지만 이번에도 일본여행을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엔 도쿄로 가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부랴부랴 여행날짜와 비행기편만 결정해서 중간고사가 끝나기 며칠 전 모든 예약을 마쳤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2월.

    기말고사도 끝나고 여행계획도 다 짜둔 상태였기에 HIGH한 기분으로 출국일만을 기다렸다.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 하나도 모른 채로 말이다.


    출국일 오전 11시.

     

    나는 여행갈 때 챙겨갈 짐만 싸들고 기숙사를 나왔다.

    대방동에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했더니 굳이 열차 타러 서울역까지 안가도 되서 편했음

     

    근데 영종도로 들어가는데 주변이 좀 하얘서 보니까 안개가 꼈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란 마인드로 공항으로 들어간 나는, 얼마 안되어 그 생각을 후회하게 된다.

     

    ???? 갑자기 지연됐다고?

     

    뭐 여기까진 괜찮았다. 비행기가 3시간 정도 미뤄진 셈이니 일정 하루를 날리겠지만 감수 가능한 정도였다.

     

    할 것도 없어 자기부상열차나 타볼까? 라고 생각하고 전 역 답사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 이번엔 결항이라고???

    ???????????????????????????????????

     

    이미 가방은 수화물로 부쳐버린 상태인데 갑자기 결항크리를 맞게 된다.

     

    와 실화냐... 라고 중얼대며 카운터로 갔더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었다;;;

    일본 뿐만 아니라 동남아나 홍콩 쪽 가는 노선들도 결항크리를 맞아버린것이었다

     

    그렇게 2시간정도 서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뭐 이렇게 하라는 뾰족한 답을 듣지 못한 상태로 벙쪄있었다.

    그 때 재빨리 김포-하네다를 예매했는데 이게 신의 한 수였을줄 누가 알았겠는가.

     

    직원들은 허둥대지, 사람들은 지쳐가지... 점점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니 고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에게 건너 들은 이야기론 대체편을 마련할 수 없어 환불만 해드린다고 했단다;;

     

    뭐 수수료 없이 100% 환불해준다곤 했지만 그때까지 기다린 사람들의 시간은 뭐가 되겠는가.

    당연히 만족하지 못한 사람들은 보상을 해달라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대기열 선두의 사람들이 승무원들과 협상하던 와중에 체크인한 가방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아 그런데 내 가방이 없네??? 같은 항공편 승객들은 다 받았는데????

    결국 가방을 받지 못한 승객 3명과 함께 저녁까지 카운터에서 앉아있다가 짐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더 웃긴건 걔네들이 실수해서 짐을 못 찾아 못 돌려준 상황이었는데 우리보고 가서 받아가라네? ㅋㅋㅋㅋ

    하... 죄 없는 승무원한테 소리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라 결국 입국층으로 내려가 짐을 찾아왔다.

     

     

     

    이게 끝이냐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게 내 악몽의 시작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짐을 찾으니 대략 밤 10시였는데 소문을 주워듣고 항공사 사무실로 가보니 와....

    화난 승객들이 사무실을 점거하고 보상을 달라고 소리지르고 있었다.

     

    물론 나도 화를 참을 수가 없어서 캐리어를 밖에 둔 채로 시위에 참가했다.

    그렇게 30분 정도를 항의하니 결국 1인당 소액의 보상금을 주는 걸로 결론이 났다;;

    그 때 받은 위로금 지급 확인서는 지금도 집에 고이 모셔져있음

     

    결국 몸도 마음도 다 지쳐버린 나는 다음날 9시 비행기를 기다리기 위해 노숙을 시작했다.

    이 때 깨달은게 있는데, 그건 노숙하려면 자리를 선점해야한다는 것이다.

    10시가 넘어가니 상석은 다 선점되어서 결국 지하 1층 화장실 옆에 앉아 외국인들과 노숙했다...

     

    그렇게 3시쯤 되었을까? 캐리어를 챙기고 공항철도 역 쪽으로 가다가 신기한 걸 발견했다.

    1시간 간격으로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만 운행하는 열차에 관한 안내문이었다.

     

    그럼 차라리 김포 근처에서 노숙할까? 란 생각이 들어서 바로 열차에 탑승했다.

     

    가는 도중 인터넷을 찾아보니 김포공항은 새벽에 안 연다네?

    결국 근처 맥도날드까지 걸어가서 맥너겟을 시키고 앉아서 밤을 지새웠다.

     

    그렇게 5시까지 밤을 새다 맥도날드를 나와 공항으로 이동했는데....

    아 글쎄 이번엔 국제선이 아니라 국내선 터미널로 가버렸네;;

     

    결국 길을 헤매다 겨우 국제선 터미널을 찾을 수 있었다... 진짜 급할수록 좀 제대로 알아보고 가자.

     

    여행의 두근거림으로 인한 수면부족 + 노숙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피로가 겹쳐 나는 좀비가 되어있었다.

     

    어느 정도나면 땅콩네 줄에 서야되는데 JAL 줄에 서있다가 내 차례 되기 직전에 알아차릴 정도?

    내 인생에 서서 잤던건 이 날이랑 훈련소 딱 2번밖에 없다.

     

    보이는가? 저기 보이는 항공편 대다수가 지연/캔슬됐다.

     

    온 공항이 다 이 상황이었다면 믿겠는가? 그 날 나는 그 뭐같은 상황을 믿고 싶지 않았다...

     

    새벽에 노숙했던 자리. 지금도 거기만 생각하면 너무 고통스럽다

     

    새벽의 김포공항.

     

    카운터에 서 있을때만 해도 좀비였는데 막상 게이트 앞으로 가니 제정신이 살짝 돌아왔다

     

    기내식에 개인 화면이 달려있는 비행기를 타고 더 이상 LCC를 타지 않기로 결심한건 덤.

     

    후... 하네다뽕을 맛보니 과거의 나로는 돌아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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