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철도 여행기/230928 서프라이즈 도쿄 출격 여행

14. 불금의 시부야는 사람이 많아

dirac_eq 2023. 10. 4. 23:49

이번엔 밥을 먹기 위해 시부야로 이동했다.

도영 오에도선을 타고 아오야마잇쵸메로 간 뒤 한조몬선으로 갈아타고 시부야로 이동했는데...

근데 딱 저녁 시간대라서 오에도선도 한조몬선도 사람으로 가득했다.

 

원래는 시부야 스카이를 가고 싶었지만 미리 표를 예매하지 않는 앙증맞은 찐빠를 내 버렸기에...

대안으로 시부야역 근처의 시부야 히카리에 건물로 향했다.

마침 J가 그 건물에 맛집을 안다길래 바로 이동했는데 8층에 위치한 d47 식당이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이었다.

이 식당의 특징은 창가에 앉으면 이렇게 시부야 스크램블이 보이는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바라본 긴자선.

아랫쪽이 긴자선 시부야역 플랫폼(의 천장)인데 2020년에 신설한 고가 플랫폼이다.

그런데 사진을 보면 선로가 시부야역을 지나 쭉 뻗어 있는데 긴자선은 타 노선과 직결운행을 하지 않는다.

저 선로의 정체는 바로 차량 기지로 들어가는 내측선이다.

선로가 들어가는 시부야 마크시티 3층에 도쿄 메트로의 우에노 검차구 시부야 분실이 위치해 있다.

마크 시티는 동관과 서관의 2개 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서관이 이 차량기지 부지에 걸쳐져 세워진 상태.

동관은 케이오 시부야역에 걸쳐 세워져 있다.

 

d47 식당의 컨셉은 바로 각 도도부현의 특산물과 향토요리를 이용한 가정식 메뉴를 제공하는 것이다.

저녁 시간대엔 1인 1메뉴 + 1드링크가 원칙이어서 음료수를 주문해야만 했다.

내가 골랐던 건 큐슈 남단 이부스키의 명물 이부스키 온천 사이다.

이부스키에서 유명한 토센쿄(唐船峡)라는 샘물을 이용해 만든 지역 특산품이라고 한다.

하와이안스러운 라벨이 인상적인데 이부스키는 한 때 일본의 하와이라고 불리던 유명한 온천 마을이라고 한다...

 

한편 J는 시음 세트를 시켰다.

도수가 센 술이었는데 아마 아와모리였던 것 같다.

오키나와의 명물 증류주 답게 이시가키/우루마/미야코의 특산품 아와모리 3종으로 구성된 세트였다.

 

음식을 기다리던 도중 웨이터 누나가 한국에서 왔냐고 물어보면서 계속 말을 걸어왔다.

그러더니 갑자기 책자를 가져와서 한국에도 d47 식당이 있다면서 흥분한 말투로 책자를 보여줬다.

나중에 찾아보니 한국에도 지점이 있었던 듯 한데 지금은 식당은 없는 것 같다.

 

웨이터 누나 이야기도 듣고 J가 술을 마시는 걸 구경하니 어느 새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내가 시킨 건 아이치현의 미소카츠 정식 세트. 

J는 아마 나가사키현의 전갱이 튀김 정식이었던 것 같다.

 

역시 고층빌딩에서 창 밖을 바라보면서 먹는 음식이 최고인 거시다...

 

확실히 불금의 시부야라서 어딜 바라봐도 인파도 차량의 물결도 한가득이었다.

 

밥을 다 먹은 뒤 히카리에의 사진 스팟으로 유명한 듯한 11층으로 올라갔다.

그 곳엔 넓직한 홀에 이런 레고로 된 시부야 모형과

 

진짜 시부야 디오라마 모형이 있었다.

 

11층에서 바라본 신주쿠 방향 스카이라인.

저 멀리 붉게 빛나는 도쿄도청사가 인상적인 사진이다.

사실 그거보다 더 인상적인 게 있다면 아마도 코 앞의 부담스러운 표정의 요코하마 류세이가 아닐까.

 

확실히 11층도 좋긴 한데 뭐라 해야되나...

건물 코너에 서서 스크램블 방향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긴 한데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굉장히 어질어질해지는;;

 

실제로 코너에 서 있다가 J도 찍어보고 싶다길래 카메라를 넘져 줬더니 땀으로 축축하단 이야길 들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