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친구와 만나는 건 항상 즐겁다
이번엔 케이세이 본선 쪽이 아니라 JR쪽에서 열차를 타기로 결정.
경마장을 나와 남쪽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미나미후나바시역으로 향했다.
케이요선 열차 이외에도 수 많은 열차가 지나갔는데 예를 들어 화물을 싣고 가던 EF65형 전기기관차라던가...
소토보선을 지나는 특급 와카시오 열차라던가...
그 와중에 목 말라서 급하게 아무 물이나 자판기에서 뽑았는데 물이 이상하게 달달구리함;;
그래서 라벨을 자세히 보니 과즙 10%... 하...
과일향 이로하스도 안 좋아하는데... 하지만 목이 너무 말랐기 때문에 바로 원샷.
열차를 타고 도쿄역으로 가는데 열차 벽면에 JR EAST Train Simulator라 적힌 광고가 붙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진짜로 JR 동일본에서 공식으로 낸 운전 시뮬레이터였다.
스팀에서도 팔고 있으니 관심 있으면 한 번 플레이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마이하마를 지나며 디즈니 피플로 가득 채워진 열차를 타고 도쿄역 도착.
도쿄역으로 온 "진짜 이유"를 기다리며 주변 구경을 짧게나마 시작했다.
도쿄역 야에스 출구를 나와서 밖을 둘러보는데 확실히 도심은 도심이었다.
대형 건물이 엄청 많다...
풍경이 좋아서 그런지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도 몇몇 보였다.
그렇게 한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도쿄역으로 온 진짜 이유인 친구 J가 저 멀리 신칸센 출구 쪽에서 나오는 게 보였다.
J는 이 날 타지에서 학회를 마치고 도쿄로 돌아오고 있었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서 얼굴을 보기로 한 것.
배도 출출하고 근처 토리키조쿠에 들어갔는데 아뿔싸... 목요일 심야라 1차/2차를 온 사람이 바글바글;;
결국 리스트에 이름을 적고 기나긴 대기를 끝마친 뒤에야 겨우 자리에 착석할 수 있었다.
토리키조쿠는 처음이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맛있었다.
술을 안 마시니 닭꼬치 먹는 맛으로 즐겼는데 음주 OK라면 더 즐기기 좋은 곳이란 느낌이 들었다.
하나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대각선 뒷 쪽 자리에 앉아 술을 즐기던 예닐곱 명의 여성분들이다.
J랑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꼬치를 먹는데 2차라도 온 건지 미친 분위기로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체 저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흥겹게 마시고 있었음 ㅋㅋ;;
그렇게 J와의 야식 만남을 마치고 다시 바쿠로쵸로 복귀.
바쿠로쵸가 도매상이 가득한 거리라고 그러던데 그래서 그런가 시내 치고 역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 떄 눈치챈 바쿠로쵸역의 큰 특징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역 내로 들어오는 미친 양의 지하수였다.
바쿠로쵸역부터 도쿄역 사이의 터널에서는 현재 지하수가 미친듯이 나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소부 쾌속선 건설 당시 충분한 누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형태로 건설되었기 때문이라는 듯.
거기에 주변 지하수 량이 늘어나니 터널에 불필요한 부력이 가해진다는 위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이 쪽은 도쿄만이 가까워 지하수에 염분이 있어 철로나 철제 구조물의 부식 위험도 심각해진 상황.
결국 방수 대책으로 터널 내부에 복공을 통한 터널 강화를 2012년까지 총 28년간 진행했다고 한다.
추가적으로 유입된 지하수는 신설된 배수관을 타고 시나가와 구의 타치아이강으로 빠져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참고로 2002년에 완공된 배수관은 수질 오염으로 고통받던 타치아이강의 구원투수와도 같았다고 한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 나오는 지하수지만 깨끗하긴 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으려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바쿠로쵸역이 꽤 깊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국철 시대에는 국철 역 중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역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더 깊은 곳도 있기 때문에 그 타이틀을 반납하긴 했지만...
야스쿠니도리라고 적혀 있는데 그 야스쿠니가 맞다.
이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쭉 가면 야스쿠니 신사가 나온다...
바쿠로쵸역을 나와 길을 건너려고 하는데 스카이트리의 화려한 조명이 저 멀리서 빛나고 있었다.
진짜 아름답긴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