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중앙경마를 맛보다, 코쿠라 경마장 3
유도마도 다 빠져 나갔으니 이번엔 경기를 구경하러 트랙 쪽으로 나왔다.
경주마들은 눈 내리는 트랙으로 빠른 속도로 달려 나왔다.
팬 서비스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 앞에 경주마들이 모여서 빙글빙글 돌았다.
와노리(輪乗り)라고 하는 건데 트랙에 들어가면 경주마들이 흥분하니 그걸 가라앉히는 행위다.
보통은 게이트 주변에서 하던데 어째서인지 여기서 하고 있었다;; ㄹㅇ 팬 서비스인가
말도 춥겠지만 저 얇은 옷을 입고 눈 속을 헤쳐 나갈 기수들이 더 걱정이었다...
참고로 모노레일 노선이 경마장 바로 옆을 지나가서 그런가 모노레일 안에서도 경주가 보일 것 같았음
드디어 대망의 제8경주 시작.
이번 경기는 G가 붙어있는 중상 경기가 아닌 평범한 오픈 경기이다.
다만 경기명이 우시와카마루인 것이 좀 특이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것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우시와카마루는 12세기의 일본의 무장 미나모토노 요시츠네의 아명이다.
요시츠네의 일화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고사가 있는데 그게 바로 팔척뛰기 고사.
칸몬 해협에서 일어난 단노우라 결전에서 적 장수를 피해 순식간에 8척의 배를 뛰어 건넜다는 일화이다.
코쿠라 경마장이 위치한 키타큐슈시는 칸몬 해협에 붙어있고 장애물 경기는 장애물을 뛰어서 건너니...
그야 말로 TPO에 어울리는 작명 센스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원래는 교토 경마장에서 열리던 경기인데 요시츠네 하면 교토에서 만난 무사시노 벤케이와의 일화도 유명.
교토 경마장의 대수선 공사때문에 코쿠라로 옮긴 모양인데 어찌 되었든 좋은 선택인 것 같다.
그렇게 눈 속에서 기다리는 동안 모든 경주마의 게이트 인이 완료.
경주마들은 게이트를 뛰쳐나와 우선 반시계방향으로 돌기 시작.
4분의 3 정도를 돈 상태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뻗어있는 직선 코스로 진입.
방케트(バンケット)라고 불리는 급오르막+급내리막 형태의 언덕을 넘어간다.
방케트를 빠져 나온 경주마들은 이번엔 시계방향으로 돌기 시작하고...
드디어 마지막 장애물에서 점프!!!
장애물을 넘어가는 경주마들을 보는데 장애물 경기가 엄청 빡센 경기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마지막 장애물을 넘어가서
마지막 직선 주로를 달려 골인.
경주마들은 골 라인을 지나서 하마대까지 온 뒤 기수가 내린다.
이번 우시와카마루 점프S의 승리자 티 오 소크라테스.
순위가 확정이 나면서 배당금도 발표가 됐는데 이럴수가!! 4번마의 복승 배율이 2배라서 돈을 따 버렸다...
우승마인 티 오 소크라테스와 기수 코사카 타다시, 그리고 검정 잠바의 조교사 오쿠무라 유타카가 모여 포토 타임.
경주마의 부담을 덜기 위해 기수는 신장도 몸무게도 제한한다더니 가까이에서 보니 체구가 왜소하긴 했다.
위너즈 서클에서 조촐하게 시상식이 이루어졌고 여기까지가 제8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이다.
기껏 돈을 땄으니 환금도 한번 해 보았다.
환금도 기계에서 가능한데 모든 기계에서 되는 건 아니고 払戻라고 적혀 있는 기계에서만 가능하다.
여기서도 마권을 살 때처럼 별 다른 조작 없이 당첨 마권만 넣으면 알아서 계산해준다.
내용을 확인하고 우 상단의 정산버튼을 누르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