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프롤로그
원래는 전역하자마자 돈 모아놓은 거 가지고 호쿠리쿠나 가야겠다... 라고 부대에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뿔싸... C로 시작하는 그 판데믹이 터지면서 일본이 국경 문을 씨게 닫아버리는 바람에 그만...
그렇게 아무 것도 못하고 고통받은지 3년. 드디어 일본에 갈 시기가 왔다!
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막상 일본에 가려고 하니 뭔가 해야될 게 너무 많았다.
이 포스트에서는 여행 가기 전에 해야 했던 걸 간단히 적어보려고 한다.
1. 여행지 선정
사실 이게 제일 골치 아팠다.
18년에 도호쿠 갔다 온 게 맨 마지막이니 뭔가 특별한 여행이 맞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긴 했는데...
문제는 그 사이에 5년 동안 폭삭 늙어버리면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노화를 겪어버렸다.
뭔가 야심차게 해보려고 하니 체력/정신력이 못 따라줘서 못 하는 그 느낌을 아는가.
그거다.
어쨌든 여행을 가기로 했으니 여행지를 선정하긴 해야 되는데...
일단 하나 다행인 점은 내가 부대에 있을 때부터 일본 여행 계획을 계속 짜고 있었단 것이다.
대충 이런 식으로 계획이 여럿 있긴 했는데 제대로 둘러본 적이 없는 츄부 지방 위주의 계획이 많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돈. 솔직히 지금 있는 돈으로 JR패스만 들고 방랑하기엔 내가 너무 준비가 안 됐다.
그렇다고 저렇게 짜 놓은 계획을 다 던질 수도 없고... 싶었는데 그 때 큐슈 여행 계획표가 눈에 띄었다.
큐슈를 3번이나 이미 갔지만 솔직히 제대로 둘러본 것도 아니고 늦잠 자서 가지 못한 곳도 아주 많았다.
그러면 차라리 못 간 곳 위주로 가면 되지 않나?? 란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서 결국 그렇게 하기로 했다.
그렇게 북큐슈에 안 가봤고 더 둘러봐야 되는 곳이 있나...를 확인하려고 구글 지도에 핑을 찍어가며 뒤져본 결과.
확실히 신기한 데 안 가본 곳이 많긴 했다.
가보고 싶은 곳에 핑을 다 찍은 뒤 열차 시간표를 보면서 2주 동안 계획을 세세하게 조정했다.
그렇게 탄생한 계획이 윗 사진에 보이는 <제발 좀 돌아보자 북큐슈 한 바퀴>이다...
2. 여권
가지고 있던 여권이 20년도에 수명을 다 하셔서 다시 만들어야 했는데;;
문제는 여권 사진이 없었단 거다.
고향에 사진 잘 찍는 사진관이 있었는데 가보니 개인 사정으로 쉰다고 문을 닫아 버렸다;;
그렇게 한 이틀 정도를 학교 근방 사진관을 찾다가 답이 없어서 기숙사 5분 거리에 있는 개인 스튜디오에 갔다.
다행히 사진이 잘 나오긴 했는데 불만이 아주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다들 여권 갱신은 미리미리 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 했었다면 정신적으로 확실히 이로웠을 거다.
어쨌든 2일 만에 사진을 해결하고 바로 구청에 달려가 파란 여권을 신청.
발급은 한 일주일 걸렸던 걸로 기억한다.
3. 항공권
여권을 끝냈으니 바로 항공권을 예매하러 스카이스캐너를 검색... 하려다가 귀찮아서 그냥 진에어 홈피에서 예약.
정확히 말하면 검색하긴 했는데 가격이 비싸서 그냥 진에어 홈피 들어가서 한 거다.
37만원인가 주고 왕복 항공권을 구했는데 진에어... 너무 부가 서비스가 많다.
좌석 지정부터 잡다한 것까지 다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던데;; 다 선택해야 되는 건 줄 알았다.
4. 숙소
문제는 숙소였다.
분명 10월 말에 토요코인 검색 했을 때만 해도 자리가 여유로웠는데 12월 초가 되니 자리가 다 나가버렸다;;
무슨 키타큐슈 공항점만 뜨던데 거기서 바로 GG.
에어비앤비를 켜서 하카타역 10분 거리 숙소에 예약을 걸었는데 여기서 작은 트러블이 생겼다.
숙소에 대충 두세시에 들어갈 것 같다고 메세지를 보냈는데 안 된다고 하더니 연락이 두절 ㅡㅡ
결국 예약 취소 되고 나서 몇만원 더 내고 하카타역 코 앞에 있는 곳에 숙소 예약.
8박에 44만원인가 들어갔으니 ㅍㅌㅊ는 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전 작업은 대~충 이 정도였다.
지금까지의 여행기와는 달리 이번엔 미리 그때그때 있었던 일을 쓰고자 한 번 프롤로그를 작성해봤다.
후쿠오카 갔을 때 제발 한국인 좀 적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