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히메지 모노레일 답사
역으로 돌아오고 나서, 나와 K는 지금은 없는 히메지 시영 모노레일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히메지 시영 모노레일은 1960년대에 교통 혼잡의 완화를 노리고 계획되었다고 한다.
1966년 개최된 히메지 대박람회의 회장이었던 테가라야마 공원과 히메지역을 잇는 노선으로 개통되었다.
히메지 남부를 지나는 순환선이나, 아예 돗토리까지 연장하는 구상안도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짧은 운행거리, 박람회 후 수요 저하로 인한 운임 증가로 인해 결국 1979년 공식적으로 폐선되었다.
개업당시에도 영업계수가 195, 그 이후엔 400을 넘었다 하니 이것을 두고 삽질 말고 뭐라 하겠는가.
이게 히메지 모노레일의 노선도인데 1.6km의 단거리 노선이다보니 아무래도 수익내긴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열차 운행이 중지된지 40년이 다 되어가지만 철거 비용이 만만치 않아 기둥이 남아있는 곳도 꽤 있다.
나와 K는 남은 흔적들을 둘러보기 위해 히메지역에서 이동했다.
히메지 모노레일역은 산요히메지역과 JR히메지역 사이에 있었다고 한다.
영업 당시의 히메지역 모노레일 플랫폼 모습.
산요철도의 고가철로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기둥이 하나 둘씩 보인다
이 구간은 기둥이 생각보다 많이 남아있어 선형을 짐작하기 쉽다.
자세히 보면 이 구간은 기둥이 꽤 높게 지어져 있는데 산요철도를 위로 피해가기 위해서다.
콘크리트 기둥에 자라난 덤불은 모노레일의 역사를 나타내는듯 했다
모노레일의 유일한 중간역이었던 다이쇼군역. 덤불로 뒤덮힌 모노레일 기둥도 보인다.
이게 영업 당시 다이쇼군역 모습인데 타카오 아파트라는 건물의 3~4층에 위치해 있었다고 한다.
모노레일이 아파트 한가운데를 뚫고 지나간다는 상상을 해보니 신기했다.
원래는 도로 가운데 그린벨트를 설치해 그 위로 모노레일을 놓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건설대신의 반대가 있어 이렇게 역을 지을 생각을 했다고 한다. 흠....
아파트 안에 있으니 수요가 꽤 됐을것 같지만 히메지역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오히려 수요가 적었다고 한다.
이런 역사가 있지만, 95년도의 한신 대지진의 영향으로 건물의 붕괴 위험이 지적되어 해체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이쇼군역에서 왼쪽으로 커브를 그리며 따라가다 보면 기둥이 계속 보인다.
건물 뒤에도 기둥.
저 멀리 산요 신칸센 선로가 보인다.
모노레일 선로는 신칸센 선로 바로 아래를 지나갔다.
이런 식으로 말이다.
계속해서 선로를 따라 내려가고 있음
이 정도면 그냥 숨바꼭질이다 ㅋㅋㅋ
여기서부터는 흔적이 많이 사라져서 찾기가 힘들다.
폐선로 옆으로 있는 공장에 저런 동상이 올라가 있길래 같이 찍어봤다.
종점인 테가라야마 공원.
테가라야마 교류 스테이션이라고 적혀있는데 구 테가라야마역을 박물관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뒤로 보이는 벽돌건물이다. 아쉽게도 너무 지쳐버려서 박물관까지 둘러보진 않았다.
개통 당시의 테가라야마역 모습.
역으로 돌아가다 하늘을 보니 너무나 청명했다
쇠락한 동네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조금 마음 아팠던 것 같다.